ㆍ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
ㆍ“체감 실업률 23% 달해… 공식 발표와 3배 차이”
천신만고 끝에 중소 광고회사에 취업한 현모씨(28·여)는 난생 처음 명함을 만들었지만 명함의 유효기간은 단 ‘6개월’뿐이다. 정규직 채용 보장이 없는 시간제 인턴 사원이기 때문이다. 서울 중상위권 대학 출신에 미국 1년 연수 경력, 토익 900점 이상, 학점 4.0 등 ‘괜찮은 스펙’을 가진 현씨는 2005년 졸업 후 대기업, 공공기관 20여곳에 원서를 넣었지만 합격 통보는 오지 않았다. 결국 대학원에 진학했고 지난해부터 다시 입사원서를 넣다가 최근에야 겨우 인턴 자리를 얻었다. 하루 6시간 근무에, 6개월 뒤면 계약이 만료되는 자리다. 현씨는 정부의 공식 실업통계에서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주당 근로시간이 30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실업자나 마찬가지다. 현씨는 “근무시간에 틈틈이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 입사원서를 쓰고 있어 취업준비생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고 하지만 청년층에게만은 예외다. 취업애로 계층까지 포함하면 청년층 4명 가운데 1명은 사실상 실업상태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28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청년실업의 경제적 파장과 근본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청년층(15~29세)의 체감 실업률은 23%로 공식적인 청년실업률(8.6%)의 3배에 달한다. 체감 실업률이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당 근로시간이 36시간에 못 미치는 취업자를 비롯해 취업준비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쉬고 있는 사람까지 사실상 실업자로 간주해 계산한 결과다.
특히 올 상반기 전체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28만3000개 증가해 고용회복세가 실현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청년층 일자리는 오히려 3만4000개 줄었다. 청년층은 여전히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 사회 전체적인 경제적 타격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현재 25세 청년실업자가 1년간 실업상태라고 가정했을 때 단기적(1년) 소득상실액은 2380만원, 장기(생애 전체)는 1억2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이를 2009년 25~29세 연평균 실업자(20만명) 전체로 계산하면 단기소득상실분은 4조9000억원이며 장기적으로는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입장에서도 소득세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20만명이 1년간 실업상태라면 총 1조5320억원의 소득세수가 감소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청년실업이 ‘일자리 미스 매치(불일치)’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크기 때문에 중장기적 시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손 연구원은 교육 시스템 개선을 가장 첫째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대졸자는 54만7000명이지만 이 중 대기업 정규직 취업자는 3만9000명에 불과하다”며 “노동시장과 괴리된 채 고학력자만 양산하는 시스템을 고쳐 고용 친화형 대학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이병희 연구위원은 “청년들 눈이 높아서 실업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청년들이 취업할 만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업은 채용 관행을 개선하고 대학도 노력하는 등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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